
(TGN대전,세종.충청=양재도) "회사 주변 식당에서 1만원 이하 점심은 찾아보기 어렵고 커피까지 마시면 한 끼에 최소 1만4천원이 들어요.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실감이 갈수록 커져요."
대전 월평동으로 출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닿는다"며 이같이 푸념했다.
런치플레이션은 점심(런치)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합한 신조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약해지며 재택근무 대신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접하는 점심 물가가 눈에 띄게 뛴 것을 가리킨다.
미국 동부의 매릴랜드주에 사는 켈리 야우 맥클레이는 최근 CNN방송에 "런치플레이션은 100% 진짜로, 모든 것이 비싸졌다"며 "이전에는 7~12달러(8천800~1만5천원)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15달러(1만9천원) 이하로는 괜찮은 점심을 절대 먹을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대규모 재정지출과 기후변화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지구촌에 드리운 인플레이션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자동차 가격이 오르는 카플레이션, 우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우유를 재료로 쓰는 빵과 커피 등 관련 제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등이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됐다.
런치·에코 플레이션도…코로나19·기후변화·전쟁이 키운 인플레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애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곡물 등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일반 물가도 오르는 현상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조사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2014~2016년 평균 100 기준)는 5월 157.4포인트로 1년 전보다 22.9% 상승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3월(159.7)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작년 5월보다 5.4% 올라 거의 14년 만에 5%대를 기록했다.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밀가루 등 가공식품 물가는 7.6%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