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N 땡큐굿뉴스) 시대를 뛰어넘어 자본주의와 소비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고전인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이 문예인문클래식 시리즈로 새롭게 출간됐다.
'유한계급론'은 소비 행동에 관한 최초의 체계적 해명을 시도한 책으로, 출간 후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반드시 읽어야 할 경제학,사회학 최고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예출판사에서 출간한 '유한계급론(문예인문클래식)'을 통해 원전 완역본, 영남대학교 박홍규 교수의 상세한 주석, 역사적 배경과 동시대적 의의를 짚는 해설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왜 사람들은 소득 수준 이상의 사치품을 구매할까
왜 사람들은 소득 수준 이상의 사치품을 구매할까. 특권적 소수만이 몰두하는 비생산적 학문, 예술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왜 사람들은 만족을 모르고 더 많이 소유하고자 할까. 사회 기여 활동은 정말 순수한 목적에 기반할까. 모두 19세기 미국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이 '유한계급론'을 통해 밝혀내고자 했던 질문이다.
유한계급의 사전적 정의는 '생산 활동에 종사하지 아니하면서 소유한 재산으로 소비만 하는 계층'이다. 즉 노동하지 않는 계급이다.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에서 사유재산과 함께 약탈적 기질의 결과로 유한계급이 출현했다고 말한다. 유한계급에게 재산은 필요의 영역이 아니다. 경쟁심의 영역, 남들과 자신의 차이를 확인하는 영역이다. 베블런은 여러 역사적, 경제적, 문화적 사례와 이론을 검토하며 남들과 차이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재산 획득에 주요한 동기는 없었다고 단언한다.
유한계급에게 재산은 존경과 명예를 획득하는 수단이다. 노동에 필요 없는 사치품, 오랜 시간을 들여야 얻을 수 있는 학문적 지식, 섬세한 예술 취향과 심미안, 사회 기여 활동 모두 자신이 유한계급이라는 사실을 과시하는 수단이 된다.
자본주의에 대한 적대감을 베블런처럼 솔직하고 거침없이 말한 사람은 다시 없었다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에서 유한계급을 추동하는 욕망의 작동 원리뿐 아니라 욕망이 초래한 구체적인 현상을 세세하게 분석해 과시적 욕망으로 가득 찬 사회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그려냈다. 베블런의 도발적인 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인 필요에 따라 소비한다는 주류 경제학에 반하는 것으로, 급진적이고 비판적인 문제의식으로 주류 학계에서 외면받아 지적 방랑이라는 대가를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100년이 지나 SNS, 언론을 통해 과시적 소비의 행태를 매일같이 지켜보고 있는 지금 '유한계급론'이 시대를 앞서나간 경제학,사회학 분야의 최고의 고전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